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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 원더풀한 어느 한국 가족 이야기 줄거리, 수상이력과 제작의도, 리뷰

by doitenjoy 2023. 1. 13.

영화 <미나리>는 감독이 자전적인 미국 이민사를 다루고 있다. 노배우 윤여정을 다시금 전 세계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고, 수많은 영화제 수상기록을 새로 바꾼 영화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와 명대사, 수상이력과 감독의 제작의도, 리뷰를 적어보았다.

미나리 가족 포스터
영화 <미나리> 포스터

줄거리 낯선 땅에 뿌리내린 희망

1980년대 미국 한인 이민자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 부부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딸 앤(노엘 조)과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들 데이빗(앨런 김)을 데리고 아칸소 주의 농장이 딸린 트레일러 집으로 이사를 한다. 제이콥은 이 농장에서 농사를 지을 거라고 말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막막한 모니카와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는 제이콥은 토네이도가 몰아치는 밤에 부부싸움을 하지만 모니카의 어머니 순자를 모셔오기로 하고 화해를 한다.

데이빗과 모니카는 병아리 암수감별사로 일하고, 제이콥은 과거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농사꾼 폴과 함께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미국의 농사꾼들은 다우징 로드 방식으로 수맥을 찾아 농사를 짓는데 제이콥은 땅을 파서 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내서 한국 채소들을 심어 기르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온 순자는 고추장, 멸치볶음, 한약, 미나리 씨앗 등을 쌓아왔다. 그녀는 데이빗과 함께 방을 쓰게 되는데 데이빗은 미국 할머니들처럼 요리도 안 하고, 욕설을 입에 달고 살며 한국 냄새가 나는 낯선 할머니를 싫어하고 불편해한다. 순자와 데이빗은 처음에는 사이가 좋지 않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친해진다. 데이빗과 순자는 집 근처 적당한 습지를 찾아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 씨앗을 심는다. 

제이콥이 판 우물의 물이 마르면서 생활용수를 끌어다 밭에 물을 대어 농사를 짓고 물 값의 부담이 생기고 집에서 사용해야 할 물이 끊기게 되자 제이콥과 모니카는 갈등이 더욱 커진다. 제이콥은 부동산 주인과 폴에게 제이콥이 산 땅은 농사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이 꺼리는 땅이고, 이전 주인도 농사에 실패하고 결국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느 날 아침 순자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고, 퇴원 후 함께 살지만 집안 일과 공장 일,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고 거동이 불편한 순자까지 돌봐야 하는 모니카는 점점 힘들어한다. 다행히 데이빗의 심장병은 호전되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기뻐한다.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순자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안일을 하고 드럼통에 쓰레기를 넣어 태우다가 불씨가 바람에 날려 제이콥의 농작물 저장소로 옮겨 붙어 큰 불이 나고 저장소가 모두 타버린다. 죄책감을 느낀 순자는 가족을 떠나려고 하지만 앤과 데이빗이 말리고 모두 함께 집으로 돌아와 함께 잠이 든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화해하고, 제이콥은 미국 아칸소의 방식인 다우징 로드 방식으로 수맥을 찾아 다시 농사를 짓기로 한다. 제이콥과 데이빗은 근처의 냇가에서 순자가 심어서 자라난 미나리를 발견해서 수확을 한다.     

<미나리> 명대사

  • 미니라는 어디에 있어도 알아서 잘 자라고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 줘. 국에도 넣어 먹고, 아플 때는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이란다.
  • 알아서 잘 자라네. 할머니가 좋은 자리를 찾으셨어.
  • 그러니까 우리도 꼭 쓸모가 있어야 하는 거야.

수상이력과 제작의도 감독의 자전적 미국 이민사 이야기

<미나리>는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고,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모두 수상한 작품은 <위플래쉬> 이후 6년 만이라고 한다. 할머니 '순자'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 제36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시상식, 제92회 미국 비평가 위원회상 및 기타 많은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에서도 영어로 연기한 아시아권 배우로서 처음 수상한 것이다.

이 영화는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미국 이민사 이야기 담고 있다. 실제로 감독은 어린 시절 토네이도를 겪어서 이사를 한 경험이 있고, 부모님은 농장을 운영했으며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할머니가 실수로 밭을 반이나 태워버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가 개울가에 미나리를 심어서 키우기도 했는데 정이삭 감독은 어릴 적 할머니가 가져온 미나리 씨앗이 어느 채소보다 잘 자라는 모습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밝히며 미나리의 질긴 생명력과 강한 적응력을 지닌 점이 "가족 간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영화 속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미나리>는 작품 속에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쓰며 한국적인 문화와 미국적인 문화가 작품 내외적으로 섞여 있다. 배우 윤여정은 가족이 위기를 벗어나 계속 살아가게 해주는 미나리 같은 존재를 연기했고, 순자라는 인물에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소중한 가치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투영해 냈다. 

전문가 감상평

  • 따뜻한 시선으로 담은 "가족의 의미"
  • 응원하고 싶어지는 사랑스러운 가족
  • 미나리라는 단어가 흡사 간절한 기도문처럼 들린다.
  • 작가적 경험의 진한 산물을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치환해, 서툰 경계의 안과 밖에서 그 상흔을 곱씹고 있을 모은 이들에게 빛나는 안식을 선물한다.
  • 갈등으로 얽히고 화해로 설켜서 땅에 뿌리내리는 가족의 초상
  • 미나리처럼 뿌리내린 한인 1세대 가족의 처절한 삶
  • 파멸을 통한 구원, 뿌리내리고 기어코 살아남는 삶이란 기적
  • 가족이라는 갈증, 가족이라는 샘물
  • 어떤 난관이 닥치더라고 씩씩하게 앞만 보고
  • 이 영화는 기적이다.
  • 스티븐 연과 한예리가 시선을 사로잡는 연기가 담긴 <미나리>는 친숙하면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어느 가족이 1980년대 미국에서 사회 일원이 되어가는 초상화를 보여준다.

리뷰 원더풀한 어느 한국 가족 이야기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자선적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어서 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았음에도 여러 장면들에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외국에서 정착하고 적응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했을까? 이민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로스앤젤레스처럼 한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곳에서 생활하다가 아칸소라는 시골에 트레일러 외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이사를 와서 농사를 짓겠다고 선언하는 아빠 제이콥의 모습은 용감하다 못해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들의 걱정도,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부담도 모두 아내인 모니카의 몫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10년 동안이나 보지 못했던 딸과 함께 살기 위해서 자신이 살아왔던 보금자리를 버리고 미국으로 오는 순자를 보면서 참 용감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을 위해서 희생을 하는 어머니 모니카의 모습과 딸을 위해서 말도 통하지 않는 머나먼 미국 땅으로 온 어머니 순자의 모습은 어딘지 닮아있다.

하루종일 병아리의 엉덩이를 쳐다보면서 암수를 구별하는 일을 해온 제이콥과 모니카에게는 아마도 다른 희망이 없었을 것 같다. 아칸소에서 한국 채소를 재배해서 판매하는 일은 모니카에게는 시련이었지만 제이콥에게는 아마도 마지막 희망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아빠도 외딴 공장에서 병아리의 암수 구별만 하는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와도 가족끼리 서로 힘이 되어주고 버팀목이 되어준다면 시련을 극복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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