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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아비정전 다리가 없는 새, 줄거리, 영화 내용 해석

by doitenjoy 2023. 1. 25.

1990년에 개봉한 영화 <아비정전>은 왕가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이며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과 처음으로 협업을 한 작품이다. 두 사람은 <아비정전>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작인 <일대종사>까지 모든 작품을 함께 작업한다. 개봉 당시 흥행에 참패했지만 왕가위감독 작품세계의 영화적 세계관이 구축된 출발점이 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와 영화 내용 해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영화 아비정전 포스터
영화 <아비정전> 포스터

줄거리 영원히 잊지 못할 1분의 추억

아비(장국영)는 매일 매점에서 콜라를 사 먹으며 매표소에서 일하고 있는 소려진(장만옥)에게 접근한다. 두 사람은 친구가 되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소려진은 친척이 결혼을 해서 집을 구해야 한다며 아비와 함께 지내고 싶다고 말하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아비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하며 아비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지만 아비는 결혼은 하지 않는다고 거절한다. 화가 난 소려진은 아비를 떠난다.

아비의 양어머니는 아비를 입양하여 키우면서 매달 돈을 받고 마담으로 일을 했다. 아비는 양어머니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며 친어머니에 대해 알려달라고 요구하지만 양어머니는 말해주지 않는다. 댄서로 일하고 있는 루루(유가령)를 집으로 데려와 사랑을 나누지만 아비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또 길게 만나지도 않는다. 아비의 집에 왔다가 루루를 본 아비의 친구(장학우)는 루루를 짝사랑하게 된다.

아비의 집으로 자신의 물건을 가지러 온 소려진은 경찰관(유덕화)을 만나게 되고, 그가 아비의 집으로 가서 찾아온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짐을 돌려받는 것을 도와준다. 소려진은 아비가 루루와 함께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아비를 잊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소려진은 순찰 중인 경찰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경찰관도 소려진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두 사람은 몇 번 만나지 못하고 헤어진다.

아비의 양어머니는 미국으로 떠나고 싶으니 원하면 함께 가자고 하지만 아비는 자신을 붙잡아 뒀으니 미국으로 보낼 수 없다고 하면서 친어머니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한다. 결국 친어머니가 필리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비는 어머니를 찾으러 떠나기로 한다. 친구에게 자신의 자동차를 주고 필리핀으로 떠난다. 아비가 떠난 후 루루는 소려진과 아비의 양어머니를 찾아가 아비를 찾지만 찾지 못하고, 루루의 뒤를 쫓아다니던 아비의 친구는 루루가 아비만 찾자 아비가 준 차를 팔아 루루가 필리핀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해준다.

아비는 필리핀에서 어머니가 살고 있는 저택을 찾아가지만 어머니는 아비를 만나주지 않고, 아비는 자신도 이제 자신을 보여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며 돌아 나온다. 아비의 친어머니는 뒤돌아 나가는 아비를 커튼 뒤에서 몰래 쳐다본다.

원래 선원이 되고 싶었던 경찰관은 아프신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선원이 돼서 필리핀으로 간다. 만취해서 길에 쓰러져 있는 아비를 발견한 선원은 아비를 자신의 호텔로 데려온다. 두 사람은 함께 필리핀을 떠나기로 하고 위조여권을 만들러 가지만 아비가 위조여권상을 칼로 찌르고 도망을 쳐 기차에 오른다. 선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낯선 남자가 나타나 아비를 총으로 쏜다. 아비는 눈을 감기 전 소려진에게 그녀와의 1분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녀에게는 잊었다고 전해달라고 말하고 죽는다.

루루는 필리핀으로 찾아오고, 소려진은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지만 아무도 받지 않는다. 한 남자가 방 안에서 양복을 차려입고 나갈 준비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를 끝난다.   

<아비정전> 명대사

  • 오늘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예요.
  • 1960년 4월 16일 3시 1분 전 당신과 여기 같이 있고, 당신 덕분에 난 이 순간을 기억하겠군요. 이제부터 우린 친구예요. 이건 당신이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죠. 이미 지나간 과거니까
  • 다리가 없는 새가 살았다. 이 새는 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는 날다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었다. 이 새가 땅에 몸을 닿는 건 생에 단 하루 그 새가 죽는 날이다.
  •  난 순간이 정말 짧은 시간인 줄 알았는데 때로는 오랜 시간이 될 수도 있더군요. 그이는 전에 그의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죠. 이 순간부터 영원히 날 기억하겠노라고요.
  • 어디로도 갈 수 없었던 발 없는 새, 처음부터 죽어 있었던 새

영화 내용 해석 처음부터 죽어있던 발 없는 새

아비정전하면 먼저 떠오르는 음악과 장면이 있다. 바로 영화 속에서 아비가 하얀 속옷차림으로 하비에르 쿠가(Xavier Cugat)의 'Maria Elena'에 맞춰 맘보춤을 추는 장면이다. 왕가위 감독은 하비에르 쿠가를 좋아해서 자신의 영화에 그의 음악을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아비정전>이 개봉한 1990년에 하비에르 쿠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도 무언가 절묘하다.

 

 

이 영화는 엔딩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아비가 죽고 나서 루루와 소려진이 나온 후 갑자기 양조위가 나와서 양복을 차려입고 빗으로 머리를 빗고 외출 준비를 하는 장면이 나온 후에 영화가 끝난다. 뜬금없이 영화의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었던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궁금할 따름이고, 혹시 속편을 준비 중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이 영화는 왕가위감독의 전작인 <열혈남아>가 흥행에 대성공을 하면서 제작사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아 당대 청춘 대스타인 장국영, 장만옥, 유가령, 유덕화, 양조위 등을 캐스팅해서 2부작으로 제작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당시 <영웅본색>, <열혈남아>, <첩혈쌍웅> 등 홍콩 누아르 영화들이 큰 붐을 일으켜 인기를 얻고 있던 시기에 관객들은 <아비정전>에서도 홍콩 누아르 장르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관객의 기대와 전혀 다른 영화의 전개에 흥행에 참패했고, 2부를 제작할 제작비를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원래 2부에서는 아비를 사랑했지만 버림을 받은 소려진과 루루,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했던 양조위가 맡은 역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왕가위 감독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아비정전>의 2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화양연화>와 <2046>의 등장인물인 소려진과 루루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2부로 거론되었었다.

아비는 1960년 홍콩의 바람둥이이다. 친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양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그는 여자들을 계속 만나지만 자신의 마음을 주지 않는다. 잘생긴 얼굴을 들이밀고 달콤한 말로 소려진을 유혹하는 장면을 보면 그에게 안 넘어갈 여자가 없을 듯 보인다. 순수하고 청순하기 그지없는 미모의 소려진도 아비의 달콤한 말에 가슴 떨리는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소려진과는 대비되는 댄서 루루도 잠시 튕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세 아비에게 넘어가버린다. 아비는 어머니들과 자신을 사랑했지만 자신이 버린 소려진과 루루, 두 여자에게 등을 보이고 떠난다. 이기적인 아비를 떠났지만 그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소려진은 아비의 등을 바라본다. 적극적인 루루는 떠나버린 아비의 등만 바라보지 않고, 직접 아비를 찾아 나선다. 소려진에게 관심을 보였던 경찰관은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소려진의 등을 바라보고 선원이 되어 떠난다. 루루를 짝사랑한 아비의 친구는 루루의 등을 바라본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서로 얽히고설켜서 사랑하고 버림받고 실연의 상처로 외로워하고 슬퍼한다.

왕가위 감독은 좁은 방의 구조를 통해서 방을 들어와 나가는 장면과 인물의 등을 바라보는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고립된 인물들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다리가 없어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바람에 의지해서 잠을 자는 새는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떠돌다가 타국에서 총을 맞고 죽는 바로 아비 자신이었던 것이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영화 제목이 나오기 전에 울창한 산림이 펼쳐진다. 이 장면은 아비가 죽기 전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이라고 한다. 나중에 영화 비화를 읽고 알게 된 사실인데 사실 영화를 볼 때 왜 저런 열대우림이 나오지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왕가위 감독은 영화가 시작하면서 주인공 아비의 죽음을 관객들에게 말하고 시작했던 것이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열대우림 풍경은 사실 같은 장면이었던 것이다. 아비가 죽으면서 말했던 어디에도 갈 수 없었던 발 없는 새는 처음부터 이미 죽어 있던 새와 의미가 통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영화에서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다 타지에서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며 자신을 발이 없는 새라고 표현하는 주인공 '아비'역을 연기한 배우 장국영이 실제로 마치 하늘을 날아올라 보겠다는 듯이 높은 호텔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이다. 총을 맞고 죽으면서 전혀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지 않았던 '아비'의 모습이 단지 연기가 아니었다는 듯이 그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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