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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 두 남자의 시련 극복기, 제목 뜻, 촬영장소

by doitenjoy 2023. 1. 18.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1994년 개봉당시 봤었다. 당시 홍콩영화가 아직 대유행하던 시기였고, 감독 특유의 촬영 기법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던 영화였다. 2021년 리마스터링 된 영화를 다시 보고 두 남자의 시련 극복기인 영화의 줄거리와 제목 뜻, 촬영장소와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내용해석을 정리해 보았다.

중경삼림 영화 장면 포스터
영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포스터

줄거리 두 남자의 시련 극복기

  • 첫 번째 이야기 - 사랑의 유통기한

경찰 223인 하지무(금성무, 는 1994년 4월 1일 만우절에 애인 아미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한 달 동안 기다려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녀를 잊기로 작정하고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아미가 좋아했던 파인애플 통조림을 매일 하나씩 산다. 자신의 생일날 파인애플 통조림 30개를 모두 먹어치우고 혼자 술을 마시러 바에 간다. 아미를 잊기 위해서 첫 번째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한다. 그때 금발의 중년여인(임청하)이 들어오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녀가 쉬고 싶다는 말에 호텔에 가지만 그녀는 정말 계속 잠만 자고, 하지무는 혼자서 옛날 영화 두 편을 보고, 셰프 샐러드 4 접시를 먹는다. 날이 밝은 후 그는 그녀의 구두를 벗겨주고 넥타이로 깨끗이 닦아준 후 호텔방을 나온다. 하지무는 온몸의 수분을 땀으로 다 배출해 낼 정도로 조깅을 한 후에 그녀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삐삐 메시지를 받고 기뻐한다. 그녀는 마약밀매상으로 조직의 보스에게 배신당하고 비 오는 날 조직의 보스를 찾아가 총으로 죽인다.

  • 두 번째 이야기 - 1년 후 비행기 탑승권

경찰 663은 케밥집에 들러 스튜어디스인 여자친구의 야식을 사간다. 어느 날 그녀에게 갑작스러운 이별통보를 받고, 그는 덤덤하게 비누, 수건, 인형들에게 말을 하면서 외로움을 견뎌내며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야식집에 찾아와 편지와 열쇠를 맡기고 가고 경찰 663은 편지 받는 것을 뒤로 미룬다. 사촌오빠의 케밥집에서 일을 도와주던 페이는 열쇠를 가지고 경찰 663의 집에 몰래 들어가 청소도 하고 물건들을 하나씩 바꿔 놓기 시작한다. 어느 날 낮에 집에 온 경찰 663과 만나게 되고, 경찰 663이 종아리 안마를 해주고 페이는 잠이 들어버린다. 페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데이트 신청을 하면서 술집 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고 하는데 그녀는 나타나지 않고 케밥집 사장이 와서 편지를 주고 간다. 편지를 읽지 않고 편의점 휴지통에 버리는데 다시 찾으러 왔을 때는 편지가 모두 비에 젖은 후였다. 편지 안에는 냅킨에 그린 탑승날짜가 1년 후인 비행기표가 그려져 있었는데 목적지는 비에 젖어 보이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났던 페이는 1년 후 스튜어디스가 되어서 케밥집으로 찾아오는데 그곳에는 경찰을 그만두고 가게를 인수해서 레스토랑 오픈 준비를 하는 경찰 663이 있었다. 경찰 663은 1년 전 페이가 그려준 티켓을 보여주면서 이것으로도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냐고 물어본다.

<중경삼림> 명대사

  • 내 마음의 유통기간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 만년동안 사랑해
  • 세상에 유통기한이 없는 것은 없는 걸까?
  • 만약 기억을 통조림이라고 친다면 영원히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통기한을 꼭 적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
  •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이 슬퍼한다.
  • 사실 한 사람을 이해한다고 해도 그게 다는 아니야. 사람은 쉽게 변하니까. 사람은 흔들릴 때가 있어. 그녀에게 기회를 주자.
  • 어디든 당신이 날 데려다줄 곳으로

중경삼림 제목 뜻, 촬영장소, 내용해석

제목 '중경삼림'은 '홍콩의 빌딩 숲'으로 홍콩을 의미한다. 영어 제목 'Chungking Express'에서 'Chungking'은 홍콩 주룽반도 침사추이에 있는 대표적 건물 '청킹맨션(Chungking Mansion)'을 말하고, '익스프레스(Express)'는 홍콩섬 란콰이퐁에 있는 유명한 케밥집 '미드나잇 익스프레스(Midnignt Express)'를 가리킨다. 영화 속 두 이야기의 주요 배경이 되는 장소이다. 663의 집 역시 홍콩의 대표적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s escalator)' 옆이다. 영화의 촬영장소를 꼭 가보고 싶어서 2002년 홍콩 여행을 하면서 이 '미디나잇 익스프레스' 식당과 '미디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찾아갔었다.

첫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금발머리에 레인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쓴 임청하의 차림새가 특이하다. 이 차림새를 한 이유는 언제 비가 올지, 태양이 뜰지 모르기 때문이다. 왕가위 감독은 금발머리를 한 동양인을 통해서 아시아에 있는 영국의 통치를 받던 과거의 홍콩을, 레인코트와 선글라스를 통해서 예측할 수 없는 홍콩의 미래를 상징해서 미래에 대처해야 하는 홍콩인들을 표현했다고 한다. 1994년 당시 홍콩은 영국과의 조차계약이 끝나는 1997년 7월 1일 중국반환을 앞두고 반환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홍콩의 유통기한이 1997년 7월 1일이었던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의 페이는 경찰 663의 집에 찾아가 청소를 하면서 하나씩 바꿔놓는다. 중국 반환 후 중국이 하나씩 바꿔놓을 홍콩의 변화를 페이가 하나씩 바꿔놓은 방의 변화로 은유한 것이다. 경찰 663은 이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미래의 홍콩인들도 이처럼 새로운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중국이 변화를 이끌어주면 좋겠다는 감독의 제안이 담겨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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