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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양연화 -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줄거리, OST, 리뷰

by doitenjoy 2023. 1. 17.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2000년 개봉한 작품으로 왕가위 감독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제목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뜻이다. 작품 속 주인공 양조위와 장만옥은 이루어질 수 없는 중년의 사랑을 절제된 명연기로 열연했다. 영화의 줄거리, OST, 리뷰, 명대사, 전문가 감상평을 알아보자.

화양연화 두 주인공 포스터
영화 <화양연화> 포스터

줄거리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1962년 홍콩의 한 아파트에 두 가구가 같은 날 이사를 온다. 지역 신문사 편집 기자로 일하는 주모운(양조위)과 백화점에서 일하는 그의 아내, 그리고 무역 회사 비서로 일하고 있는 소려진(장만옥)과 일본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그녀의 남편이다. 소려진의 남편 진 씨는 사업상 일본 출장을 많이 가고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고, 주모운의 부인 역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오며 가며 자주 만나며 아파트에 함께 사는 이웃들과 함께 친해진다.

어느 날 주모운은 소려진의 직장으로 전화를 하고 두 사람은 밖에서 만나게 된다. 주모운은 아내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며 가방을 어디에서 샀는지 물어보고 소려진은 남편이 일본 출장을 갔다가 사 온 것으로 홍콩에서는 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려진은 주모운의 넥타이를 어디에서 샀는지 물어본다. 주모운은 자신의 넥타이는 모두 아내가 사준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똑같은 가방과 넥타이가 서로의 부인과 남편에게 있다는 사실을 말하며 두 사람이 몰래 만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기 시작한 지 궁금했던 소려진과 주운모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역할극을 해보지만 그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서로의 배우자에게 배신을 당한 상처와 아픔을 공유하며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진다. 주모운은 오랜 꿈이었던 무협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하고, 무협 소설 읽기를 좋아하던 소려진은 주모운이 쓴 소설을 읽고 조언을 해준다. 주변 사람들의 눈을 피해 편하게 만나기 위해서 주모운은 동방호텔 2046호실에서 만나기 시작한다. 어느새 주모운은 소려진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배우자를 배신하고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들과 자신들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낀다.

싱가포르로 떠나기로 마음먹고, 소려진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이별 연습을 하지만 소려진이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리자 서로 끌어안는다. 주모운은 소려진에게 함께 떠나자고 제안하지만 소려진은 남편을 떠나지도, 주모운을 붙잡지도 못하고, 주모운은 혼자 싱가포르로 떠난다.

1963년 싱가포르로 찾아온 소려진은 주모운의 담배를 피워보고, 주모운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끊는다. 1966년 집주인이었던 손부인에게 배표를 주기 위해 옛날 살던 아파트에 찾아왔던 소려진은 주모운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홍콩으로 돌아온 주모운도 예전 살던 아파트를 찾아오지만 집주인 고씨가족과 손부인가족 모두 이사 가고 새로운 사람이 살고 있다. 주모운은 집을 나오면서 잠시 소려진이 살던 집 문을 바라본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여행을 온 주모운은 벽에 난 구멍에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풀로 구멍을 메꾸고 떠난다.     

<화양연화> 명대사

  •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게 고개 숙였고, 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가 버렸다.
  • 결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어요. 혼자라면 혼자만 잘하면 되지만 둘이 같이 살면 혼자 잘하는 거론 부족해요.
  • 매일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자문하는 건 시간 낭비예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 당신이 올 줄 몰랐어요. 우린 그들하고 다르니까요.
  •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 배표 한 장 더 있으면, 나랑 같이 갈래요?
  • 배표 한 장 더 있으면, 날 데려갈래요?
  • 그 시절은 지나갔다. 그 시절이 가진 모든 것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 지나간 세월은 먼지 쌓인 유리창처럼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 없기에 그는 여전히 지난 세월을 그리워한다. 만약 그가 먼지 쌓인 유리창을 깰 수 있다면 지나간 세월의 그때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화양연화 OST 왕가위 감독 최고 걸작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53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양조위), 최우수예술성취상을 수상했고, BBC 선정 100대 21세기 영화 2위,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5위를 차지했다.  작품을 보다 보면 화면이 뚝뚝 끊기면서 느린 템포와 정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주인공들의 감정변화와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영화의 시작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자막들도 여운을 남긴다.

<화양연화>의 주인공들은 배우자들의 불륜으로 심적 고통을 겪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연민이 사랑으로 발전하지만 동시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용납할 수 없어 서로 헤어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소중히 잘 간직하고, 함께 했던 시간이 가장 소중했던 시간이었다는 주인공의 진실된 마음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영화 전반에 사용된 OST 'Yumeji's theme'는 1991년 일본 영화 '유메지'의 주제가로 쓰인 곡인데, 왕가위 감독이 재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왕가위 감독은 <일대종사>에서도 엔리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데보라 테마'를 사용한 적이 있다. 그는 이처럼 다른 영화의 주제곡이라도 본인의 영화에 알맞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사용한다고 밝혔다. 후반부 화면과 꼭 맞아떨어지는 냇 킹 콜(Nat King Cole)의 'Quizas, Quizas, Quizas'도 영화를 본 후에 계속 귓가에 에 맴도는 OST 중 한 곡이다. 

<화양연화> 전문가 감상평

  • 스쳐가는 순간들로 사랑의 시간을 인수분해하다.
  • 멜로의 정점을 찍은 페르소나
  • 절제된 대사와 연기로 처음부터 예정된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을 표현한 영화. 내 곁에 있는 사랑이 절대적일까라는 절실한 물음에 감독은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비밀을 조심스레 건넨다. 
  • 결국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름다웠던 순간'뿐인 것을
  • 사랑이라는 말은 그렇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 사랑, 설렘과 떨림을 아름다운 화면과 연기로 말하다.
  • 이제는 희미해진 지나간 일들, 난 그래도 기억한다.

리뷰 두 배우의 절제된 명연기

<화양연화>는 배신의 상처와 슬픔을 위로하며 함께 했지만 조금씩 싹튼 감정이 서서히 사랑의 감정으로 변했지만 자신들의 도덕성을 지키고 그 시절을 가슴에 묻은 두 사람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두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주모운이 소려진의 손을 살짝 잡는 장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 두 배우자의 불륜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해하면서 역할극을 하는 장면, 소려진의 남편이 불륜 사실을 인정하는 상황을 역할극으로 해보는 장면, 그리고 빗속에서 주모운이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고백하는 장면, 헤어지는 것을 예행연습하는 장면들이 머리에 스치고 지나간다.

느린 템포의 화면 전개와 화려한 색감, 양조위와 장만옥의 절제된 감정 연기 모두 너무 훌륭했다. 배우자들의 불륜으로 상처 입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느끼지만 더 이상 다가갈 수도, 헤어져 완전히 잊을 수도 없는 안타까움을 두 배우가 너무 잘 표현해내고 있다. 형형색색 계속 바뀌는 너무나 아름다운 장만옥의 화려한 치파오 의상도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왕가위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연출한 미장센 역시 다른 작품들과 차별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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